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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 by강빈맘

by 지나파크 2024. 3. 13.

 

"여보, 나 엄마들 모임에 나가야겠어. 빨리 해치워야지 숙제처럼 느껴져서 괴로워"
 
한달전 쯤 남편한테 한 이야기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같은 해에 애기를 낳은 엄마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이있다.
오픈채팅방이라 누구든 들어오고 언제든 나가는 그런 방이다. 
이 톡방은 하루종일 울려댄다. 우리 아이가 잠을 안자요. 이유식을 안먹어요. 핫딜 떠서 공유해요. 이런 육아 이야기도 나오고 동네 맛집 정보, 병원정보도 활발하게 공유된다. 누구 한명이 고민을 털어놓으면 세상 따듯한 사람들이 친정 언니처럼 알고있는 꿀팁과 경험을 나눠준다. 가끔 누구네 집에서 번개모임도 진행된다. 저도 갈게요!가 줄을 이어 결국 키카 대관까지도 이어졌다. 
 

두달 쯤 이러한 대화를 보고있던 나도 00이 엄마로 불리면서 어울리고 싶은 마음, 답답한 집구석을 벗어나 꺌꺌꺌 생각없이 웃고 떠들고 싶은 상상, 우리 아기도 동네 친구를 사귀면 좋지않을까 싶은 생각, 이런 모임에 내가 소외된 것 같은 느낌이 쌓이고 쌓여 "언젠간 저 모임이 열리면 반드시 가고야 말거야"를 내심 다짐했었다.
 
그리고 지난 주, 그 숙제를 마쳤다. 다들 각자의 모습으로 애기를 키우는 모습이 대단하고 멋지고 배울 점들도 많았고, 비슷한 처지에 있다는 동질감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별거 아닌데 그간 왜 마음을 졸였나 몰라, 그냥 편하게 만나고 떠들다 오는 거구나. 한번씩 모임에 참석하면 되지 못간다고 기죽을 일도 아니지. 뭐 이런 생각이 남았다. 딱 숙제를 마친 그 기분이 들었다. ㅎㅎㅎ
 

강빈맘의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라는 책은 먼저 유튜브에서 접했었고 오늘 우연히 도서관에서 열어보게 되었다. 유튜브에서는 세상 만상 별의 별 엄마들이 다 있기 때문에 그런 모임에서 상처받을 일도 없고 내 줏대를 지키고 잘 살면 된다. 이런 내용으로 들렸다. 책은 아무래도 훨씬 더 많은 사례와 작가님의 연구 결과가 설명되어 있다보니 더 깊이가 있었다.
 

"그냥 안맞으면 안가면 되지 뭐" 하고 치부하기에는 엄마들 모임은 여러 모로 필요하고 유익이 많다. 
학령기 이전의 엄마는 유대감을, 학령기 이후는 중요한 정보교환의 장이 된다.
그냥 인간관계 중 하나의 종류이지 여기기에는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은 모임이다.
엄마들과의 관계인 1:1이 아니라, 아이들과의 관계까지 고려해야하는 2:2의 관계이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엄마들끼리는 사이가 좋지만 아이들끼리 안맞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또한 서로의 성향, 취미, 라이프스타일등 공통점이 있어 자연스럽게 친해진 관계가 아니라, 
가까운 동네에서 비슷한 연령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는 굉장히 넓은 범주안에서 뭉친 모임이기 떄문에
합을 찾아 가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다양한 무리들 중에서도 나와 결이 맞는 사람을 찾는 것도 필요하고, 
또 결이 맞지 않더라도 두루두루 잘 지낼 수 있는 성숙한 사회성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많은 인간관계와 관련한 책들이 강조하듯, 
결국 '나' 자신과의 관계, 그리고 육아에서는 '나와 아이'와의 관계를 가장 우선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단단한 나, 단단한 엄마, 단단한 아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듯 가장 가까운 관계가 단단해야 타인과의 관계도 잘 만들어 갈 수 있다.
 

나 혼자였다면, "그냥 안만나지 뭐"였을 선택이 아이와 같이 가는 인생에서는, 
시행착오를 겪고 극복해보고 노력하고 포기하기도 해야하는 좀 더 어려운 일이 생겼지만
그래도 이러한 과정에서 나도 성숙하고 아이도 본받고 배우는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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