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 이른 아침부터 택시를 타고 가양동 집으로 향했다. 40여분간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택시기사 아저씨와 나눈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다.
우리 아들이 서울에 청약에 당첨되서 10억짜리 집에 생겼는데 직장이 인천이라 못들어가~
40이 넘었는 데 이제 날 받았는 데 코로나때문에 연기했어
내가 산에 갔다가 우리 마누라 만났자나
우리 마누라는 사람이 원체 부지런해서 알바도 잘다녀. 몇 년전에는 유치원 선생님되는 자격증도 따서 알바도 하고 요즘엔 야채묶으러 다녀
가만 있어봐. 이제 아침에 나갈때가 됐는데 날 춥다고 해야겠다. 감기걸리면 안되니까.
하시며 "꿀마눌"님과 3초의 통화를 하셨다. ㅋㅋ
내 적절한 맞장구와 칭찬에 이야기 할 맛이 나셨는지.. 이야기는 연신 끊이질 않았다.
내리는 나에게 건강하고~ 잘살고~ 결혼도 잘하고~ 덕담도 잊지 않으시곤.
오랜만에 전혀 낯선 사람의 낯선 일상의 이야기를 들으니 신선하기도, 정감가기도 했다.
일상의 소소함이 주는 안정감도 느끼며
요즘처럼 별로 살 맛 안나고 피곤한 일상에
모처럼 청아한 안개꽃같은 만남이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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