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하나 제안. 근로자이자 동시에 고객인 모든 사람들의 서명 캠페인
"우리도 당신의 친절이 불편합니다"
과한 친절, 정형화된 서비스, 빈번하는 사과, 감히 무릎꿇고 받는 주문, 높임 받아 마땅한 손님께서 주문하신 음료님께서 나오시는 카페. 이 모든 게 오늘도 사장님께서 지켜보시는 가운데 사장님께 돈을 바치는 고객님이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그 순간 어떻게든 친해져 보려는 사람들의 타의적인 친화력 발산의 노력이 안타깝기도 하고, 또 잠재적 컴플레인 유발자로 지목되는 고객님들도 뭔가 찜찜한 기분은 마찬가지이다. 모두가 불편한 세상은 왜 있는 것일까?
2014월 2월. 우즈벡으로 오는 길 대항항공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오랜만에 탄 고급비행기에 신기했다. 최근 탄 비행기들은 대부분 스크린이 없었다. 뻐근해서 기지개를 피다 승무원과 눈이 마주쳤다.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뭐 필요하신 것 있으세요?" 라고 물어본다. 아..아니에요.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라고 종이를 나눠주며 펜 드릴까요? 라고 묻는다. 하나 하나 친절한 말투와 미소가 아주 자연스러웠다. 왜 나한테 친절한건가요? 묻고 싶을 정도였다.
대학생 시절 인스턴트 커피판촉을 자주하던 친구가 해 준 얘기가 떠오른다. "같이 알바하는 여자애가 있는 데 나이도 좀 어린 데 엄청 잘팔아. 뭐 물어보면 별로 친절하게 설명도 안하고 좀 까칠하게 대하는 데, 놀라운 건 사람들이 걔한테 커피를 많이 사가. 잘 팔리니까, 맛있으니까 저렇게 당당한 거겠지 싶어서 사가나봐' 이건 조금 딴 소리인 듯 하지만 결국 회사가 많이 파는 게 목적이라면 그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친절함'이 결코 해답은 아니란 말을 하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칼럼, 한겨례21의 이상헌의 理想한 경제학,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의 에서 읽고 '그렇지'를 외친 내용이다. 우린 이렇게 불완전한 계약속에서 때론 가해자가 때론 피해자가 되가며 살고있다.
누구나 이러한 삶을 안정적이라고 느끼지도,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의 이런 불편함을 알리고 싶다. 알릴 대상은 사장님들이다. 우리 또한 손님이 되었을 때 그렇게 이를 갈던 '갑'질을 하지 않겠단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하다. 근로자가 불편한 세상은 우리도 불편합니다. 그러니 과잉 친절함, 웃음, 사과 강요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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