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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제시장: 그 때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

by 지나파크 2015. 4. 27.

그렇지. 잊고 있었다. 



한국도 처절했던 시절이 불과 우리 할아버시 세대에 있었다는 걸.

 우리의 눈부신 개발 역사와 개발의 역군들의 가족 중엔 전쟁과 굶주림으로 살아남지 못한 수많은 희생된 삶들이 있었을것이고,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처절한 현장에는     고통으로 신음하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할 때 간과해서는 안되는 사항들이다. 한국도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 우린 식민지 해방과 광복, 곧 이은 한국 전쟁, 해외 인력파견을 통한 경제 개발, 베트남 전쟁 참전, 민주화 투쟁과 독재정권 타도, 외환 위기를 거쳐 현재의 대한민국까지.                  잊지 말아야 하는 한국 근대-현대사를 책에서 삶의 시선으로 적어냈다. 

이 책은 이런 말을 한다. 우리의 1950년대는 역사가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그래서 어떤 정치적 성향이나 정치색을 입는 다고 해서 사실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맞다.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들은 위대했다. 

단지 여기에 정치옷을 입히는 현대의 사람들이 못된 놈들이다. 진정 그들을 생각한다면, 빨갱이 논리로 나라를 어지럽힐 것이 아니라, 과거 친일파 청산 부터 우선해야 할 것이고, 반성 없는 일본도 정치력으로  국방강화로 빈번한 교전으로 희생되는 군인과 민간인이 있어선 안되고, 남북으로 나뉜 나라를 우리 세대에서 하나로 만들어야 하며, 피로 지킨 민주화를 다시 퇴행시켜선 안되는 거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의 아픔을 현재 겪는 다른 나라들을 도와주기까지. 

과거를 잊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지키는 큰 비전을 만드는 사람이 가득하길.   


읽는 동안 우리 아버지의 청년시절이자꾸 오버랩되었다. 

울 아빠는 중동개발붐이 일어난 80년대에 산업일꾼으로 사우디에서 1년 파견되었다 돌아왔다(고 한다).자세히 말은 안했지만, 가기 전 삼촌의 소개로 소개팅을 했던 엄마 아빠는 아빠의 갑작스런 사우디 행에 헤어져야 했고, 아빠는 엄마한테 기다리란 말 한마디를 다행히 남겼고, 엄마는 크리스마스에 엽서 한장으로 소식을 전해들으며 1년을 기다렸다고 한다. 돌아온 아빠는 할머니와 고모들등에게 벌어온 돈을 거진 다 주는 바람에 사우디를 다시 가야할 위기에 처하지만 엄마가 다행히 불같이 화를 내준 덕분에 아빠는 약간의 돈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첨엔 월셋 단칸방과 오토바이, 차곡차곡 모아 부천의 아파트와 여러대의 봉고차를 거쳐 지금은 땅도 여럿, 집도 여럿, 사무실과 좋은 차도 있다. 토끼같은 두 딸과 웃기는 마누라도 여전히.

난 우리 아버지를 정말 근사항 성공사례라고 생각한다.자랑스럽다. 

어려운 환경이었고 열심히 살았고 가족을 지켰고 먹여 살렸고, 이 모든 것이 가장의 의무이기에 당연한 일이라고 하기 어려운 위대한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 누군가 책 추천을 하겠냐고 묻는 다면 노노. 한국 소설과 영화에서 흔하지만 흥행을 보장하는 소재임은 분명하나.. 이정도 큰 흥행까지 이룬 이유는 아마 배우의 연기력이나 기술 측면이라고 지레 짐작할 정도로 스토리 전개나 인물들의 대사는 엉망이었다. 뻔했고, 사건의 개연성도 없이 마치 독자들이 적당히 좋아하고 감동할만한 대사와 사건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들. 어디서 보거나 읽음 직한 이야기 때문에 낯설지 않아 거부감없기에 술술 읽혀지는  책. 피식 싱거운 웃음이 나올 만큼 유명인(정주영, 앙드레김, 남진)의 뜬금 없는 등장과 주인공과의 만남. 설마 설마 했으나 이산남북가족찾기 재방송을 보는 것과 같이 이미 전 국민이 아는 스토리로 마지막 마무리. 같은 창의성이라곤 책 내내 이 사전 저 사건 날아 다니는 나비의 등장 정도라고 생각 된다. 나만 모를 뿐 나비도 어딘 가 나오는 전개 방식일 수도.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싶단 생각이 안드는 건, 다른 사람들의 감상평이 궁금해지지 않던 적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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