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기술자인 데 아빠가 그냥 쉽게 "우리 노가다는~" 이런 표현을 쓰시니 나도 그려려니 한다.
큰 건물이면 10층 미만의 건물정도, 나이가 들어가시면서 개인주택들 보수공사를 주로 하시는 데
며칠, 길면 몇 달 공사를 하러 다니신다.
내가 어릴 땐 큰 공사를 하느라 한 두명 기사아저씨들이나 총각들이랑 같이 일했다.
내가 어릴 땐 큰 공사를 하느라 한 두명 기사아저씨들이나 총각들이랑 같이 일했다.
현장이 멀땐 같이 출근하느라 기사아저씨들이 울집에 오곤 했는 데,
난 부시시한 몰골로 인사하는 것도, 아저씨들 있는 마루를 지나가기 불편해서 싫었지만...
아빠한테 박사장님~ 박사장님~ 하는 게 듣기좋기도 했다.
저녁에 아부지는 7시 10분이나 40분 사이정도에 들어왔다.
저녁에 아부지는 7시 10분이나 40분 사이정도에 들어왔다.
일일연속극을 보며 밥을 먹었다. 9시 뉴스를 보면서 과일을 먹었다.
9시 15분쯤 되었을 때 가끔 아버진 커다란 푸른색 표지의 도면을 펼쳤다.
콤파스랑 도면용 두꺼운 심이 들어있는 특별한 파란색 샤프를 쥐고 이리 저리 들여다보는 아버지 모습도 좋았다.
아빠가 일끝나면 샤프를 가져다가 학교에서 썼다.
아빠가 일끝나면 샤프를 가져다가 학교에서 썼다.
애들도 신기해했다. 난 그렇게 특별한 게 좋았다.
아빠가 최근 몇 년간 강남 미용실 공사를 한 적이 있다. 오가는 연예인들, 그냥 요즘 애들얘기,
아빠가 최근 몇 년간 강남 미용실 공사를 한 적이 있다. 오가는 연예인들, 그냥 요즘 애들얘기,
특히 다들 하나같이 커피를 들고 다닌다고 웃기다고 하셨다. 그 비싼 걸 왜먹는거냐고 ㅋㅋㅋ
아빠가 여름에 일하는 건 증~~~말 덥다고했다.
아빠가 여름에 일하는 건 증~~~말 덥다고했다.
땀에 먼지를 뒤집어쓰니 몰골은 말이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아부지는 항상 깔끔하게 집에 들어왔다. 현장에서 작업복을 갈아입고 들어오셨다.
생각해보니 아침마다 작업복과 수건을 챙겨나갔고,
저녁에 올땐 꼭 현관에서 엄마를 막 불러서 작업복받아가게했다. ㅋㅋㅋ
직접 화장실에 가져갈 수도 있었는 데 그러지 않은 이유는... 누굴 시키는 것도
아빠를 현관까지 마중나가는 것도 좋아서 시키신 거 아닐까 생각을 했었다.
쨋든 이 시기엔 아빠랑 '강남 미용실'이란 그나마 나한테 친숙한 소재가 있어서
쨋든 이 시기엔 아빠랑 '강남 미용실'이란 그나마 나한테 친숙한 소재가 있어서
아빠 일얘기를 좀 히곤 했다.
하루는 아빠랑 팀아저씨들 한 10명정도가 큰 도면을 보면서 회의장소가 필요해서 스벅에 갔단다. 마침 긴 테이블이 있는 곳이 거기뿐이였는 데 거기 한 여자애가 앉아있었다.
아저씨 중 누가 "아가씨 미안한데 다른 데로 옮겨주면 안될까?" 하고 물어보자
아가씨 대답 "싫은데요"
아저씨들은 결국 테이블 몇개를 붙여서 구석에 옹기종기 불편하게 회의를 했다.
"못된년! 아빠 그런애는 싸가지없는 애야. 요즘애들이 다 그렇진 않아"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공사현장이란 게 딱히 쉴데가 없으니 구석에 모여 앉아서 쉬는 데, 지나가는 강남언니들이
아저씨들은 결국 테이블 몇개를 붙여서 구석에 옹기종기 불편하게 회의를 했다.
"못된년! 아빠 그런애는 싸가지없는 애야. 요즘애들이 다 그렇진 않아"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공사현장이란 게 딱히 쉴데가 없으니 구석에 모여 앉아서 쉬는 데, 지나가는 강남언니들이
힐긋힐긋 쳐다보거나 누구는 싫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갔다고 했나......
에라이 나쁜 년들. 욕이 나왔다.
그러면서 문득 나도 혹시 그런 적 없을까.. 싶었다.
물론 아버지가 노가다를 하니 건설현장이야 친근했는 데~
길 가다 판촉하는 사람들이 귀찮게 굴면 많이 싸늘하게 쳐다봤던 거 같다... 우즈벡에선 따라붙는 거지소녀들을 너무 매몰차게 대했는 데.. 내가 무슨 권리로 다른 사람을 무시했는 지 반성이 든다.
그래서 결국은 아부지가 보고싶다.
내가 있는 필리핀 일로일로에 제일 좋은 동네에 있는 카페에서 들어와서
길 가다 판촉하는 사람들이 귀찮게 굴면 많이 싸늘하게 쳐다봤던 거 같다... 우즈벡에선 따라붙는 거지소녀들을 너무 매몰차게 대했는 데.. 내가 무슨 권리로 다른 사람을 무시했는 지 반성이 든다.
그래서 결국은 아부지가 보고싶다.
내가 있는 필리핀 일로일로에 제일 좋은 동네에 있는 카페에서 들어와서
주황색 안전모를 내려놓고 커피한잔 하는 아저씨들 무리가 아버지를 보고싶게 한다.
히힛♥♥♥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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